'몽글툰' 조회수 6,780만회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가 자신이 연재한 웹툰 조회수를 밝히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몽글툰⟩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우원 작가 개인 인스타그램에 연재한 작품입니다. 몽글툰⟩은 자전적인 내용을 담은 웹툰으로 약 6,780만 회에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몽글툰⟩이 주목할 만한 점은 AI로 만들어진 웹툰이라는 점입니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창작물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AI 활용에 대한 논쟁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영국 최대 서점 체인인 워터스톤스(Waterstones)에서 “인공지능이 작성한 도서를 판매할 수도 있다.”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다만 “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것이 명확히 표기되고, 독자들이 이를 원할 경우에 한해서”라고 조건을 붙였죠.
반대로 미국 대법원에서는 “저작권의 핵심은 인간”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하여 ‘인공지능으로 만든 것은 저작권 등록 불가능’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같은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작년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는 ‘재현 가능한가’, ‘인간의 구체적 지시와 창작적 기여도’를 중요 기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처럼 AI는 이미 창작 생태계로 들어왔습니다. AI가 창작한 작품들이 나올 때마다 작가 지망생들의 우려는 큽니다. AI가 창작 생태계를 해치는 존재가 될지, 아니면 창작자가 사용해야 할 도구가 될지에 대한 논의는 사실 이미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이미 상황은 바뀌었고, 재미와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작품'을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몽글툰⟩이 보여줬습니다.
다양한 AI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나오고 있는 현재, 앞으로 인공지능 활용에서 가장 큰 문제는 “숨기느냐, 밝히느냐”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진행된 라이트노벨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이 인공지능 생성 작품으로 판명되자 수상을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주간 영점프에서 진행하는 신인만화대상 공모전에서도 인공지능 사용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죠.
이처럼 AI 활용 유무를 판별할 방법은 현재까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몽글툰⟩은 AI로 제작한 웹툰을 명시하고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영국 최대 서점 체인인 워터스톤스(Waterstones)에서 말한 것처럼 AI로 제작한 걸 명시하고 독자들이 이를 원한다는 한해서 판매할 수 있다고 했는데 몽글툰이 이에 걸맞은 예시입니다. 또한 몽글툰과 비슷한 사례로 일본 최대 전자책 서점 중 하나인 '코믹 시모아'의 청년 만화 부문에서 AI로 제작한 만화 ⟨아내입니다만, 연인이 되어도 될까요?⟩ 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죠. 두 작품 모두 AI로 제작한 것을 명시하고 독자들이 직접 재미 유무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입니다.
인공지능으로 캐릭터의 선화를 학습, 콘티 단계에서 선화를 추출해 주는 인공지능 서비스 ‘AiD’가 정식 출시하여 웹툰 보조 작가 AI를 생성하는데 시작점이 됐습니다. AI는 어디까지나 유용한 도구입니다. 언제나 작품을 만드는 건 인간이 해야 할 일이죠.
미국은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소셜채널 성장 자동화를 서비스하는 AI 기반 미디어 기업 크로니클 스튜디오(Chronicle Studios)가 일러스트레이터 테오 스카파(Teo Skaffa)와 협업해 웹툰 ⟨그레이브하트 킵(Graveheatrt keep)⟩을 선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AI 에이전트가 시청자 확보, 배포, 성장, 수익 창출까지를 자동화한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콘텐츠는 사람이 만들고, 관리와 배포를 인공지능이 맡는 셈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보는 창작 콘텐츠에서 사람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사람’입니다.
AI 웹툰 ⟨몽글툰⟩ 또한 인간이 기획하고 AI가 작가의 재능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작품입니다. ⟨몽글툰⟩이 독자들에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인스타툰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처럼 접근성이 쉬운 개인 SNS를 활용하여 연재하여 본인만의 이야기를 눈치 보지 않고 솔직하게 전할 수 있는 연재처로 이보다 좋은 곳이 없죠.
⟨몽글툰⟩의 무기는 자극적인 소재를 넘어, 자극적인 소재를 읽게 만드는 가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화나 웹툰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가독성입니다. 좋은 그림과 좋은 소재도 결과론적으로 읽히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몽글툰은 칸 짜임새나 식자, 말풍선 배치 등 가독성을 신경 쓰며 제작했다는 점이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특히 기존 AI를 활용한 인스타툰에서는 AI가 한글을 인식하는 부분에서 발생하는 오류로 인해 원활한 한글을 뽑아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몽글툰⟩에서 나오는 한글들은 전부 오류 없이 나와 있는데요. 전우원 작가가 가독성에 대한 부분을 신경 쓰며 식자를 전부 따로 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제목 ⟨몽글툰⟩에서 몽글은 몽글몽글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와서 ⟨몽글툰⟩이라는 이름을 지었지만, 그와 반대로 이야기는 무겁고 캐릭터와 상반대를 이루면서 이점에서도 재미를 만들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장점들이 모여서 ⟨몽글툰⟩은 재밌고 잘 읽히는 접근성 좋은 인스타툰으로 6,780만 회라는 조회수를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몽글툰⟩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숨기지 않는다’라는 점입니다. 앞서 말한 AI 활용을 숨기지 않고 명확하게 기재하여 연재한 점도 있지만 본인의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고백한 자기 고백 서사도 큰 지분을 차지합니다.
전우원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몽글툰⟩에 숨기지 않고 담았습니다. 마음 붙일 때가 없었던 유년기 이야기와 학교폭력을 당한 이야기 등 자신이 견디기 힘들었던 삶을 그렸습니다. 또한 본인이 마약을 하게 된 계기나 전씨 가문이 저지른 만행 등 본인과 가족들의 부끄러운 과거 또한 솔직하게 담았다는 점이 인상 깊은 작품입니다. 이런 솔직한 이야기가 뭉쳐서 작가 전우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탄생했습니다.
이처럼 AI 기술이 발전하여 오는 시대에서 중요한 건 ‘숨기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직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얼마나 ‘인간다움’이 묻어나오는 이야기냐가 AI 창작물들과는 차별점을 가지고 올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겠네요.







